프로젝트 설명

그의 회화가 지향하는 지점은 이미 존재하는 실재 풍경의 재현이 아니라 실재 세계를 낯설게 하고 이를 재고하게 하는 일종의 메타 리얼리티의 세계이다. 김명곤의 회화가 실재와 비실재 사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음은 그의 회화가 지지하고 있는 데페이즈망 기법, 즉 자동차 등의 오브제 위에 꽃과 풀과 같은 식물 이미지가 오버랩 된 독특한 이중 구조에 있다. 김명곤의 회화에서 식물 이미지는 의외의 장소에 놓여져 섬광을 발휘하는데, 무생물과 생물의 결합이라는 이러한 이종 교배의 회화적 코드는 초현실주의적인 소격효과를 강화하면서 재현으로서의 평범한 리얼리티를 전율의 아름다움으로 전이시키고 있다.

특정 공간의 지정학적 위치들이 화면 위로 부상하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작가는 사진 내에서 의도적으로 여러 시공간을 중첩시킨다. 로마, 파리, 도쿄와 같은 특정 공간의 정보들을 삭제하고 서로 다른 시공간을 봉합하여 결국은 의미론적으로 중성적인 영역이 구축되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립성 속에 우리는 그의 회화가 실재를 모방하고 반영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즉 특정 내러티브를 의미화하는 화면의 르포르타주적 속성은 그의 회화에서 상실된다.

의미론적으로 중립적인 경계를 구축하는 사진 이미지들의 봉합, 스피드를 연상시키는 오브제와 식물이미지의 중첩 등은 그의 회화가 리얼리티의 파편화, 일종의 몽타주의 방식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하나의 텍스트가 또 다른 텍스트에 의해 중첩할 때 총체성과 완결성의 외피를 뚫고 생기는 이미지의 알레고리화를 그의 회화에서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자동차, 자전거, 요트 등이 가지는 사물의 고정된 의미를 제시하기 보다는 기존 사물들의 맥락을 데페이즈망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일상적 의미들이 수정되는 일련의 방식에 방점을 둔다. 또한 이미지의 병치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사물들의 여러 맥락들을 포착함으로써 의미의 중층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미술평론 배명지

“이 작업은 인내를 요구하는 태피스트리(염색한 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작업과 같다. 우발적인 붓질은 무익하고 속임수는 불가능하다.” – 펠릭스 페네옹

그가 안내하는 세계는 보편적 현상의 세계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이미지에서 결합성에 의해 나타나는 추론 할 수 없는 가상적 현실을 바라본다. 이는 오늘날 가상의 것이 현실의 그것을 포함하고 능가함을 의미하게 되는데, 쟝 보드리야르는 이를 “원본도 사실성도 없는 실제”로 이야기 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있을법한 또는 앞으로 그렇게 될 수 있는’ 우리가 만들어낸 가상이 실상이 되는 현재와 미래의 사실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의미한다.

우리의 세속화된 삶속에서 김 명 곤은 인간의 본질적 가치와 목적을 표현하였고, 그는 세상을 품는 방법으로 생명의 이미지를 한 조각 한 조각 끼워 맞추듯이 화면에 그려 넣으므로, 모든 생명체들이 소생하는 꿈과 행복에 대한 시각적 세계를 이루어 나아가고자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그의 조형적 표현을 통하여, 예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더 되 세기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색채는 마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 이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계인 듯 깨끗하고 맑다.

미술평론 구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