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4/이데일리] "자동차는 현대인 자화상…그 위에 꽃다발 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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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곤 개인전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 계산 통해 색상·구도 찾고 점묘법 완성
- 배경은 콜라주기법으로
- 양재동 갤러리작에서 8월1일까지

김명곤 작가가 회화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1950년대 할리우드 고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클래식 자동차가 마치 화분처럼 놓여 있다. 차 지붕 위로 빨간 장미꽃이 가득 피어 있어서다. 유럽의 어느 거리를 달리는 듯한 또 다른 파란 자동차 위에는 오색찬란한 풍선이 가득 매달려 있다. 어떤 의도를 담았는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림을 보는 순간 화폭 가득 전해오는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전해진다.

김명곤(48) 작가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 갤러리 작에서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전을 연다. 자동차와 꽃을 소재로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한 김 작가의 개인전이다. 최근 갤러리에서 만난 김 작가는 “자동차는 현대인의 초상”이라며 “각박한 일상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기분을 전하기 위해 자동차 위에 꽃이나 풍선을 얹어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가 처음부터 자동차와 꽃을 소재로 한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 건 아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졸업 무렵 추상미술에 가지를 둔 컨템포러리 아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1990년대 말부터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미술계에 등장한 파격적인 인물들을 지켜봐서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막막했다. 데미안 허스트는 죽음을 주제로 했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추상세계를 그리긴 어려웠다. 고심 끝에 삶과 생명을 주제로 삼아보자고 결심했다.” 하지만 소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때 우연히 눈에 띈 것이 말린 꽃이었다. 생기를 잃어버린 꽃다발에 색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자연스럽게 집안에 화분과 꽃다발이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자동차 위에 꽃화분을 올려놨는데 영감이 스쳤다.

“자동차 위에 놓인 꽃을 본 순간 ‘아!’ 하는 느낌이 왔다. 둘이 묘하게 어울렸다. 그리고 자동차에 사람이 타면 자동차는 기계가 아니라 생명을 지닌 물체가 된다는 데 생각에 미쳤다. 자동차가 사람처럼 다가왔다.”

그때부터 김 작가는 영국 사치갤러리를 비롯해 두 달여간 세계 각국의 갤러리와 예술가의 홈페이지를 확인했다. 자동차 자체를 소재로 삼은 작품은 많았지만 자동차와 꽃을 동시에 캔버스에 옮긴 작품은 찾지 못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와 꽃을 함께 담은 그림을 내놓기 시작했다. 치밀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정확한 색상과 구도를 찾아내고 점묘화법으로 완성했다. 배경은 콜라주기법으로 만들어냈다. 반응이 왔다. 홍콩의 아시아컨템포러리아트쇼, 미국의 휴스턴아트페어,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아트페어 등에서 작품이 팔렸다. 국내서도 찾는 소장가가 많아졌다.

“자동차와 꽃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편적인 소재다. 덕분에 자동차회사가 콜래보레이션을 의뢰해 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행복해한다. 앞으로도 내 자신의 생각에만 갇혀 있지 않고 사람과 소통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 전시는 8월 1일까지다.

김명곤 작가가 회화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김용운 (lucky@edaily.co.kr)